하트셉수트 장제전: 파라오로 나라를 다스린 여인

데이르 엘바하리의 절벽 아래, 이집트에서 가장 놀라운 통치자 중 한 명의 신전이 서 있어요. 스스로 왕관을 쓰고 왕이 된 여왕이에요.

룩소르 서안, 가파른 황금빛 절벽 기슭에 넓은 테라스 세 개가 층층이 솟아 있어요. 놀라울 만큼 현대적이고 깔끔하며 우아해 보여요. 이곳이 '성스러운 곳 중의 성스러운 곳'이라는 뜻의 제세르 제세루, 바로 하트셉수트의 장제전이에요. 지금부터 하트셉수트 장제전 역사를 살펴볼게요.

왕이 된 여왕

하트셉수트는 기원전 15세기에 약 20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했어요. 처음에는 어린 의붓아들 투트모세 3세의 섭정으로 시작했지만, 곧 파라오의 모든 칭호를 갖게 되었어요. 그녀의 조각상과 부조에서는 전통적인 왕의 머리 장식은 물론 왕의 가짜 수염까지 단 모습으로 자주 표현돼요. 그녀의 치세는 평화롭고 번영했으며, 교역 원정과 대규모 건축 사업으로 가득했어요.

데이르 엘바하리 절벽 아래 계단식으로 지어진 하트셉수트 장제전
신전의 테라스는 뒤편 절벽의 자연스러운 선을 따라 이어져요.

하트셉수트 장제전 역사: 시대를 앞선 설계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신전은 그녀가 신임하던 신하 세넨무트가 설계했어요. 높은 벽 뒤에 숨는 대신, 긴 열주랑과 테라스 사이를 잇는 경사로로 계곡을 향해 활짝 열려 있어요. 마치 산에서 자라난 것처럼 절벽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죠. 그 절벽 반대편에는 왕가의 계곡이 있어요.

푼트로 떠난 원정

신전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 중 하나는 홍해 연안 어딘가에 있던 먼 나라 푼트로 떠난 하트셉수트의 유명한 원정을 보여 줘요. 부조에는 유향나무, 흑단, 금, 이국적인 동물을 가득 실은 배들, 그리고 푼트 사람들이 살던 수상 가옥까지 묘사되어 있어요.

하트셉수트 장제전 역사를 간직한 열주랑의 사각 기둥
각 테라스의 열주랑에는 사각 기둥이 늘어서 있어요.

지워졌다가, 다시 기억되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아마도 투트모세 3세의 치세 후반에 그녀의 기념물에서 많은 형상과 이름이 지워졌어요. 수백 년 동안 그녀는 거의 잊힌 존재였어요. 오늘날 고고학자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맞춰 냈고, 그녀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통치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Amwaj 팁: 일찍 오세요. 신전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한낮이면 무척 더워져요. 서안에서 오전 한나절 동안 왕가의 계곡, 멤논의 거상과 함께 둘러보기에 딱 좋아요.

하트셉수트 장제전 역사를 현장에서 읽는 법

매표소에서 신전 아래까지는 작은 전동 차량이 오가고, 거기서 넓은 경사로를 따라 테라스로 올라가요. 경사로 양옆의 열주랑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가운데 테라스 북쪽에는 그녀가 아문 신의 딸로 태어났다는 신성한 탄생 이야기가 새겨져 있고, 남쪽에는 푼트 원정 장면이 있어요.

같은 테라스 양 끝의 작은 예배당도 놓치지 마세요. 남쪽의 하토르 예배당에는 여신의 얼굴을 새긴 기둥머리가, 북쪽의 아누비스 예배당에는 선명한 색채가 남아 있어요. 맨 위 테라스에는 오시리스 신의 모습을 한 하트셉수트의 조각상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안쪽으로 절벽을 파서 만든 아문의 성소가 이어져요.

경사로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정이라 편한 신발이 좋고, 그늘이 적어 모자와 물이 필요해요. 사진은 경사로 아래에서 찍으면 절벽과 세 테라스가 한 장에 담겨요. 그림자가 짧은 한낮보다 오전 햇살에서 기둥의 그림자가 더 또렷하게 드러나요.

신전 앞마당에는 한때 나무가 심어진 정원이 있었다고 전해져요. 푼트에서 가져온 유향나무를 심었던 구덩이의 흔적이 남아 있어, 벽에 새겨진 원정 이야기를 땅 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유향은 고대 신전 의식에 쓰인 귀한 향료였어요.

바로 옆에는 그보다 수백 년 앞서 지어진 멘투호테프 2세의 장제전 터가 있어요. 여왕의 건축가가 이 오래된 신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보는 학자가 많아서, 두 유적을 나란히 보면 설계의 흐름을 비교할 수 있어요. 테라스에서는 뒤를 돌아 나일강 계곡 쪽도 바라보세요. 초록빛 들판과 메마른 절벽이 맞닿은 경계가 한눈에 보여요.

룩소르 서안의 다른 유적과 함께 이곳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유네스코 고대 테베 소개를 읽어 보세요. 이집트학 전문 가이드와 함께라면 지워진 이름의 흔적을 벽에서 직접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에요.